꽃집 사장이 집에서도 화분을 20개나 기르는 이유
꽃집 사장이 집에서도 화분을 20개나 기르는 이유
꽃집 사장이 집에서도 화분을 20개나 기르는 이유
뉴욕에서 10년 정도 살다가 2020년에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꽃가게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 취미가 옛날부터 귀여운 걸 보고 모으는 건데요, 카드성애자라고 할 만큼 카드를 좋아해요.
누군가에게 카드를 줘야 할 일이 생기면 3~4군데씩 다니면서 어울리는 카드를 찾아다녔어요.
카드를 펼쳐볼 때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 게 저에게는 큰 기쁨이라서요
미국에 살 때부터 좋아했던 팝업카드 브랜드가 있는데, 그 제품을 수입해 와 한국에서 판매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저처럼 카드를 주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뉴욕에서도 꽃과 관련된 일을 했나요?
아니에요. 미국에서는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어요.
한국 오기 전에 일했던 회사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유럽 회사들을 컨설팅하는 회사였어요.
저는 이커머스 담당이었지만 회사 규모가 작아서 웹사이트 관리부터 물류 창고 관리, 포장, 반품 등등 관련된 일을 다 했죠.
이런 경험이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팝업 카드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갑자기 꽃집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에 들어오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가족도 친구도 다 한국에 있으니까요.
다행히 비자가 계속 나와서 미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죠.
코로나19로 대대적인 락다운이 되면서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맘이 더욱 간절해졌어요.
그래서 10년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그 즈음에 어머니께서 꽃집을 연 거예요.
꽃을 전문적으로 하셨던 분은 아닌데, 지하철역 안에 가게들이 있잖아요. 거기에 꽃집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대요.
가게 자리가 나올 때를 기다리면서 꽃을 배우다가 가게 자리가 나오자마자 계약을 하셨어요.
그 시기에 제가 한국에 들어왔고, 어머니도 가게 운영은 처음이라 제가 도와드릴 수밖에 없었죠. 처음엔 정말 두 모녀가 버벅거리면서 했어요.
고맙게도 손님들이 많이 이해해주시고, 저희 가게만의 스타일을 좋아해주셔서 여전히 잘 운영하고 있답니다.
뉴욕에서 살 때는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작은 방에서 살아서 식물을 키울 여유가 없었어요.
친하게 지냈던 노부부 분이 계시는데,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그분들 댁에서 지냈거든요.
마당과 정원이 있는 집이었죠. 두 분이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키우는 꽃이나 나무들에게 물을 주고 관리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매 시기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꽃들을 꺾어 집안 여기저기 꽂아두고요.
30년 넘게 키우신 매그놀리아의 꽃망울이 터졌을 때, 잊을 수가 없죠.
저도 그 집에 살면서 봄이면 같이 화훼 시장에 가서 식물들을 사 와 휑한 곳에 같이 심고,
꽃과 나무에 물을 주고 가꾸는 일을 함께 하면서 그때 처음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식물과 가까이 하는 삶이 이렇게 좋구나, 나도 나중에 꽃과 식물을 가꾸며 살고 싶다.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서울에서 그 바람대로 살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