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

식물의 우아한 템포를 따라 내향 부부의 포근한 보금자리

식물의 우아한 템포를 따라 내향 부부의 포근한 보금자리

식물의 우아한 템포를 따라 내향 부부의 포근한 보금자리

식물을 어루만지고 기록하며 흘러가는 계절을 걷는 법

집순이라고 소개하긴 했지만, 요즘엔 남편이랑 같이 캠핑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어요.

‘숲에서 집콕하는’ 캠핑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평소엔 남편과 둘이 집에서 손이 많이 가는 요리를 해 먹고, 집안 여기저기를 손보거나 예능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도 해요.

점점 알아가는 식물 키우기의 즐거움

내가 키운 토마토에서 정말 토마토 맛이 나다니!

집에 들어와야 비로소 에너지가 충전되는 내향적인 저희에게 집은 무조건 편안하고 포근한 보금자리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벽지나 시트지는 편안한 아이보리 톤으로, 가구나 소품은 원목과 패브릭으로 맞춰 따스한 느낌을 주려 했어요.

그리고 집 안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크고 작은 화분을 두었답니다.

그렇게 미관상의 이유로 하나둘 자그마한 화분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식물 기르는 즐거움을 딱히 몰랐어요.

그래서 선인장을 말려 죽인 적도 있었고, 세 번이나 들여온 유칼립투스는 세 번 다 드라이플라워가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어느 날 작은 테이블야자가 점점 무성해지더니 아레카야자만큼이나 자라나고

내내 초록 잎만 피우던 방울토마토 나무가 갑자기 방울방울 빨간 열매를 맺는 거예요!

난생 처음 내 손으로 키운 토마토를 수확해 맛을 보고선 “내가 키운 토마토에서 정말 토마토 맛이 나다니!” 하며

놀랐던 기억이 나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는 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아픈 자리를 메워준 테이블야자

저는 결혼 전까지 아주 오래된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역사만큼 단지 안 어디든 고목이 정말 울창했어요.

그래서인지 나뭇잎 사이사이로 떨어지는 햇빛과 무수한 이파리의 동그란 그림자를 좋아하고, 햇빛에 비치는 나뭇잎의 반짝거리는 초록색도 정말 좋아해요.

지금 집에서도 오후 햇살에 나뭇잎이 빛날 때, 그리고 나뭇잎으로 그림자가 질 때의 장면을 놓치기 아쉬워 카메라에 담아두곤 합니다.

꽃도 좋아해서 종종 꽃집에 들러 반 단씩 사 오기도 해요.

그중에서도 저희 집에서 가장 큰 화분에 심어져 있는 테이블 야자에 특별히 애정이 가요.

원래 그 화분엔 아레카 야자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는데,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바깥에 오래 두었다 그만 얼어 죽고 만 거예요.

신혼살림과 함께 애정을 많이 주었던 식물이기에 아주 속상했지요.

얼마 후 동네에서 작은 테이블야자를 하나 데려왔고, 어디에 심을까 고민하다 비어있는 커다란 그 화분에 심기로 했어요.

처음엔 큰 화분에 비해 잎이 적어 참 볼품없고 초라했는데, 점점 환경에 적응했는지 화분 크기에 맞춰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더라고요.

나중엔 너무 많이 자라나 가지치기도 몇 번 해주었더니 알아서 좁쌀 같은 꽃도 피우고 지고, 이젠 예전의 아레카야자 만큼이나 크고 울창해졌답니다.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고는 하지만 소중했던 아레카야자를 잃고 그 자리를 풍성하게 메워준 식물이라 그런지 그 씩씩한 생명력이 볼 때마다 대견스럽고 기특해요.

나에게 맞는 루틴 찾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식물만 돌보기로 했어요.

마음 같아선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것 마냥 울창하고 멋진 플랜테리어를 하고 싶었어요.

한때는 무작정 예뻐 보이는 아이들을 잔뜩 들여놓기도 했죠.

하지만 각각의 이름과 특징도 헷갈리고, 물 주는 시기도 달라 점점 버거워지더라고요.

매일 출근하느라 바쁜 제게 식물 가꾸기가 어느새 즐거움이 아니라 업무가 되고 만 거예요. 그때 안타깝게 몇 개의 식물을 잃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