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

모데미풀 높은 산 속 피어나는 고고한 꽃

모데미풀 높은 산 속 피어나는 고고한 꽃

모데미풀 높은 산 속 피어나는 고고한 꽃

홍지네고사리 붉고 따뜻한 어린잎

설중화(雪中花)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초겨울 혹은 초봄, 꽃이 피어났을 때 눈이 내려 눈 속에 피게 된 꽃을 말하는데요.

새하얀 눈과 대조적으로 빛나는 꽃의 색채는 많은 야생화 애호가들의 마음을 빼앗죠.

통상적으로 설중화는 3월 이후로는 거의 찾아보지 못해요.

하지만 산 높은 곳에선 눈이 쉽게 녹지 않아 잘하면 4월까지도 설중화를 볼 수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식물도 바로 이런 상황 속의 친구랍니다.

리멤버 미 스토리의 네 번째 친구이자, 설중화로도 유명한 야생화! 모데미풀을 소개할게요.

모데미풀은 앞서 소개했던 개느삼이나 복사앵도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한반도의 특산 식물이에요.

높은 산 속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굉장히 희귀하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해 주로 계곡 주변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수가 많지 않아서, 우리나라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모두 해당 종을 위기(EN)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 자라도 20~40cm의 작은 크기라서 고개를 숙이고 샅샅이 찾아야 볼 수 있는 친구인데요.

뿌리 하나에서 여러 줄기와 잎이 자라난답니다. 잎은 날카로운 톱니 모양의 가장자리를 가지고 있어요.

앙증맞게 옹기종기 모인 줄기 끝, 마치 초록 치마처럼 펼쳐진 꽃싸개잎 위로 4월 전후에 별 모양 꽃이 하나씩 피어나요. 꽃이 지면 또 다른 별 모양의 열매가 맺힌답니다.

정말 땅 위의 별과 같은 꽃이죠?

모데미풀 모데미라는 이름의 진실

모데미. 귀여운 어감이지만 뜻을 알기 어려운 말인데요.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이국적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이름이에요.

일본 학자인 오오히가 이 꽃을 학계에 등록했기 때문에, 꽃이 핀 장소였던 무덤을 일본식으로 모데미라 읽은 게 아니냐는 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는 지리산에 인접한 전북 남원시 운봉읍의 모데미(모데기) 마을에서 처음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모데미 마을은 오늘날에는 회덕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현재는 해당 마을에서 모데미풀을 찾기는 어렵다고 하네요.

금매화와 닮았다는 데서 운봉금매화나, 금매화아재비로도 부른다고 해요. 그렇지만 모데미풀 쪽이 더 많이 알려진 이름입니다.

알고 보면 따로 있는 진짜 꽃

많은 분들이 모데미풀을 볼 때 흰색 부분을 꽃잎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 흰색 부분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 변형된 모습인데요.

진짜 꽃잎은 꽃받침잎 안쪽에 숨어 있답니다. 얼핏 보기에는 수술과 비슷해 구분이 어렵지만, 꽃잎은 수술보다 조금 더 짧고 진노랑빛에 가깝습니다.

눈썰미가 있으신 분들은 구분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앞서 별을 닮았다고 얘기했지만, 꽃받침 잎이 아닌 노랑 꽃잎만 본다면 별보다는 별빛에 가깝게 보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소백산의 깃대종

모데미풀은 전국의 높은 산 속에서 자라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소백산과는 특별하게 맞닿아 있어요.

바로 모데미풀이 소백산의 깃대종이기 때문인데요!

깃대종(Flagship Species)이란,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을 뜻합니다.

말 그대로 깃대로 세울 만한 종을 말하는 거죠. 통상적으로 해당 지역 생태계의 여러 종 가운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해 보호할 필요가 있는 생물종으로 정해집니다.

모데미풀의 경우 국내 최대의 군락지가 소백산에 있기 때문에 깃대종으로 선정되었답니다!

2019년부터 일부 자생지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관리 중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운이 좋다면 모데미풀을 만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