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생명력 넘치는 식물들의 복닥복닥 러브하우스
조용하고 생명력 넘치는 식물들의 복닥복닥 러브하우스
조용하고 생명력 넘치는 식물들의 복닥복닥 러브하우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물들 상태부터 확인해요. 요즘은 갑자기 날이 건조해져서 더 신경이 쓰입니다.
식물 살피기가 끝나면 네발 동물들 차례예요. 고양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강아지들과 산책을 나가죠.
오전에 챙겨둬야 오후에 외출을 해도 마음이 좀 편하거든요. 멍집사, 냥집사, 식집사의 숙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에는 거실 창밖 소나무와 차 없는 조용한 산책로가 마음에 들어 이 집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미니멀하게 꾸미려고 그에 맞게 인테리어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핀터레스트에 저장해둔 인테리어 사진들을 보니 저는 다양한 색감이 어우러진
적당히 빈티지하고 나무와 초록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을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매일 쓰는 물건일수록 가장 마음에 들고 좋은 물건을 쓰라는 말이 있듯이
하루 종일 머무는 집이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눈이 닿는 곳마다 제 취향의 사진과 소품을 배치하고, 좋아하는 조도의 조명과 푸릇푸릇한 식물이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됐어요.
최근에는 방 두 개를 각각 제 침실과 작업실로 꾸며서 주로 그 두 곳을 오가며 지내고 있습니다
작은 방이지만 자주 구조를 바꾸고, 소품을 재배치하는데요. 눈이 닿을 때마다 즐거운 공간에서 지내는 만족감이 상당합니다.
지난 몇 년 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서 마음이 많이 지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접한 책에 감명을 받고 식물을 본격적으로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에 식물을 들려 실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고 있는 작가님의 에세이였는데요.
당시 남편 건강 회복에도 신경 써야 했지만, 식물을 키우며 마음을 돌볼 수 있다는 점에 강하게 끌렸어요.
처음엔 화분 몇 개로 한쪽 구석에 배치했는데, 그 푸릇푸릇함이 너무 좋아서 또 다른 코너에 배치하고
그러다가 아예 거실 한쪽 벽면 가득 식물을 놓게 됐어요. 그러다가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알맞은
환경만 만들어준다면 해가 좀 덜 드는 방에서도 키울 수 있겠다 싶어서 방에도 또 하나씩 들이기 시작하게 됐습니다.
식물이 모여 있을수록 양감이 생기면서 생명감도 더 강하게 느끼게 되는데, 그 느낌에 매료된 것 같아요.
게다가 매력적인 식물이 오죽 많아야 말이죠. 이렇게 식물이 많아진 데는 맘에 드는 식물을 전부 가까이 두고 싶다는 제 욕심이 큰 몫을 했어요.
언젠가 화원에 나갔다가 구석에 방치된 아주 작은 장미허브를 발견했어요.
사장님이 그낭 가져가라고 하셔서 집에 와 작은 토분에 심고 남편 책상 바로 앞에 뒀었습니다.
남편은 저처럼 식물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닌데요. 물을 주려고 잠시 옮긴 사이에 ‘그 작은 화분 어디 갔느냐’라고 저한테 묻더라고요.
바로 눈앞에 두니 나름 신경이 쓰였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