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마음이 전해지는 사랑스러운 귤나무 집
식물의 마음이 전해지는 사랑스러운 귤나무 집
식물의 마음이 전해지는 사랑스러운 귤나무 집
누군가 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분위기와 감성이 있다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집은 한 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하나씩 채워진 부분이 많아요.
식물도 그렇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보면 제각각인데 한 공간에 모아놓고 보면 얼추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 오래도록 신랑과 둘이 지내다 보니 집이란 곳은 둘이서 혹은 셋, 넷이서 가족 구성원이 행복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느 한 명이라도 행복하지 않으면 그곳이 아무리 아름답게 꾸며진 곳이라도 집이 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초반에는 집을 꾸미는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조금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내려고 해요.
쉽게 말하면 신경을 좀 덜 쓰고 있어요.
“다른 생명이 나의 돌봄으로 인해 자라나고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는 건 꽤 감동적인 일이랍니다.”
반려식물이라는 단어는 조금 거창하게 들리는데 그건 제가 반려자치고 탐탁지 않은 것 같아서요.
식물을 여럿 죽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식물이 있는 인테리어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 처음엔 예쁘라고 멋으로 들여놓은 아이들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에요.
아직 집에 저희 부부 말고는 아이나 반려동물이 없기 때문에 다른 생명이 나의 돌봄으로 인해 자라나고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는 건 꽤 감동적인 일이랍니다.
앞으로도 제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이 생명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어요.
저희 집엔 두 종류의 귤나무가 있어요. 하나는 유주나무이고 하나는 정말 귤나무예요.
유주나무는 유자와 탱자의 교배종인데 처음 들였을 때 열매가 있는 상태로 데려왔어요.
열매가 정말 탐스러웠는데 한번 열매를 보고 나서는 2년째 열매를 보지 못했지만요.
귤나무는 나뭇잎만 무성한 아이를 데려왔는데 꽃이 피더니 열매를 맺었어요.
열매가 셀 수 없이 많이 나왔는데 장마를 지나면서 우수수 떨어지고 남은 4알이 올겨울까지 씩씩하게 자라 주었답니다.
두 나무를 키우며 깨달은 건 귤종류의 나무에서 열매를 보려면 밖에서 키워야 한다는 거에요!
유주나무는 2년 내내 실내에서 키웠고 귤나무는 야외마당에서 키웠거든요.
겨울이라서 지금은 잎이 다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봄이 오면 두나무 모두 밖에 둘 생각이에요.
올해는 꼭 두나무에서 모두 열매 보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화분에서 키운 귤이 얼마나 맛있겠어 하고 먹어봤는데, 어찌나 달던지 깜짝 놀랐어요.
또 무화과는 제가 가장 아끼는 아이인데, 저랑 오래 함께하기도 했고 몇 년째 계속 세 알, 두 알씩 열매를 맺어주었어요.
작은 화분에서 어떻게 매년 열매가 나는지, 또 어떻게 이렇게 씩씩하게 자라는지 그저 신기하고 기특해요.
열매는 있지만 아직은 작은 방울 같은 초여름이면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올해도 그 모습을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