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

자연의 사이클에 귀 기울이며 시골에 집 짓고 사는 가족 이야기

자연의 사이클에 귀 기울이며 시골에 집 짓고 사는 가족 이야기

자연의 사이클에 귀 기울이며 시골에 집 짓고 사는 가족 이야기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식물

재택근무를 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의 엄마로, 삽살개와 당뇨를 앓고 있는 고양이 집사로 매일매일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어요.

그나마 한가을이라 마당 가드닝에 드는 수고는 좀 덜해졌네요. 몇 주 전만 해도 매일매일 물 주는 게 일이었는데 말이죠.

“2평짜리 마당이라도 좋았어요.”

집을 지은 지 벌써 만 7년이 지났네요. 쭉 서울에 살던 저는 늘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거 같아요.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게 된 건 아이가 태어나고 난 후였고요.

그땐 막연하게 2평짜리 마당이라도 좋으니 나무 사포질도 할 수 있고,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엔 나가서 즐길 수 있고

집 안에 사는 초록이들도 가끔은 비와 바람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남편이 출장 중 우연히 조성 중인 목조주택 단지를 방문했고, 동영상으로 찍어서 가져왔어요.

참! 마침 그때 지인이 집 짓기와 관련된 책도 선물해 주셨어요.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던 거죠.

그때부터 인터넷 서핑을 시작하고 조성 중인 주택단지들을 주말마다 돌아보기 시작했어요.

용인, 파주, 일산, 동탄, 양평 등 막 시작되는 단지들을 둘러보았죠.

그러다 양평 단지에 갔는데 보러 간 첫날 편안한 느낌이었달까요

여기다 싶더라고요. 앞에 남한강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었어요.

도시보다는 완벽한 자연 속에서 살고 싶었던 제게 딱 맞는 곳이었죠.

결정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초부터 완공까지 3개월이면 되는 목조주택의 건축과정은 매력적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이 집 한 번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데

저 역시 그런 아찔한 순간들이 중간중간 있었지만 재미가 훨씬 컸어요.

인테리어며 집 외부 창문 하나하나까지 제가 직접 고를 수 있다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거든요.

집을 짓고 싶으면서도 아직 망설이는 분들께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전세든 월세든 주택에 먼저 살아보시라는 거예요.

사시면서 그 지역의 어떤 곳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지 보시고

주택의 형태와 설계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전세로 살아보시다 “아, 이건 아니다. 다시 아파트로 가야겠다.” 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장미들이 1년 중 가장 화려한 모습을 뽐내요. 오른쪽 벽에 기대어 심은 독일 장미 안젤라가 벽면 가득 핑크빛 꽃을 피워내고

데이비드 오스틴 장미인 골든 셀러브레이션, 펫 오스틴, 크리스티나, 스트로베리힐이 만개해요.

그러면 저와 딸은 호사로운 장미 놀이를 해요. 떨어진 꽃잎은 목욕물에 넣고

지인에게 장미로 작은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하고, 꽃송이만 잘라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하고요.